사랑하는 내 딸 유라에게

입소한지 이제 겨우 열흘이 지났건만
아빠는 유라를 보낼 때 각오 했던 것 보다 훨씬 많이 보고 싶구나.

유라가 주문한 물품 전달 차 두 번이나 학원에 갔을 때 학원 교직원한테 잠깐이라도 볼 수 있게 해 달라고 사정해 보았지만 유라 너를 위하는 것 이라면서 완강하게 거절 하더구나.

잠깐이라도 유라를 보려고 했던 것은 평소 그토록 생활리듬을 찾지 못해서 불규칙적으로 극도의 수면부족이거나 또는 과도하게 풀어지는 수면습관으로 고생하던 유라 이기에 그곳에 보낸 아빠의 마음이 많이 아파서 어느 정도 적응은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란다.

요즈음 아빠는 이곳 선릉역 인근에는 미술학원이 많아서 유라 또래의 미대지망생들의 자유 분망한 복장으로 깔깔대면서 다니는 아이들을 보거나 대치동 특성상 학생들이 많아서 삼삼오오 단체로 떠들면서 몰려다니는 애들을 볼 때 마다 아빠는 그래도 여름방학인데 내 딸 유라에게 너무 가혹한 결정을 한 것이나 아닌지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단다.

하지만 아빠는 유라를 그곳에 보낸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단다.
왜냐하면 이곳 선릉역 인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다수의 학생들과 유라처럼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작정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다수의 학생들을 비교해 볼 때 1~2년 후 또는 5년 후를 내다보면 그들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만족도나 성취도 면에 있어서 확연한 차이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고 또한 아빠가 유라를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 줄 수 있는 기회는 이번 여름방학뿐이 아니고 그것의 수십배의 기회가 앞으로 있을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이 아빠는 견딜 수가 있는 것이란다.

하지만 유라야
과도한 욕심은 부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구나.
다시 말해서 생활습관도 고치고 공부하는습관도 체득하고 집중력도 향상하고 실력도 대폭 향상시키고... 모든 것을 얻으려 하지 말라는 말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이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자고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