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우에게

작성자
송영욱
2010-06-24 00:00:00
영우야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지?
형은 이제 방학해서 집에 있다.
올 여름은 나도 로스쿨 시험 대비 때문에 많이 바쁠 것 같다.

학원에서 공부만 하는 것이 고통스럽고..
또 열심히 해도 성적이 안 오를 때면 무지 속상할거야.
하지만 그런걸 몇년 반복하는 사람들도 있어.
고시 준비하는 사람들.. 나도 엄두가 나지 않는 것들인데
그런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사람들에게 공부를 하게 하는 원동력이 뭘까?
그건 바로 달콤한 미래에 대한 상상이 아닐까 싶다.
현재의 노력과 고통은 반드시 미래에 걸맞는 보상으로 돌아온다.
말이 쉽지 현재 이 상황을 견디기 힘들고.. 그냥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의 남은 인생 또한 그냥 평범하게 빨리 지나가게 된단다.

보면.. 아직 성적이 많이 오르지 않은 것 같은데
너무 조급한 마음 갖지 말고 네가 가지고 있는 부족한 구멍들을 모두 채운다는 생각으로 공부해야 된다.
쉽게 말하면 너는 스폰지와 같은 상태야. 기초 지식이 별로 없어서 처음에 배울 때는 어떤 것이든 잘 흡수하고 받아들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그 안은 무수히 많은 구멍으로 성글게 이루어져 있다. 그 크고 작은 구멍들을 발견할 때마다 하나하나 채워나가면 비로소 꽉찬 알맹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태가 너의 최종 상태여야 한다.

성공만 거듭한 사람보다 실패를 경험한 사람이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실패의 쓴 맛을 안 사람만이 독한 마음을 가지고 재도전해서 더 큰 성공을 거두곤 하니까.
만약 너가 지난번 수능결과를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고 재수를 위한 연습이라고 생각했다면 너는 이번 수능 또한 실패하고 말 것이다.
그리고 그 실패를 통해 엄청난 아픔을 겪고 나서야 지난 세월을 후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