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시작

작성자
엄마
2010-08-03 00:00:00
오늘은 벌써 8월 3일 새벽 1시 12분이네.
8월의 시작과 함께 쓰기 시작한 편지가 이제야 완성이다.
1일에 짬을 내서 쓰다 만 편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어제는 아침부터 천둥 번개와 한께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니나다를까 번쩍하더니 컴이 나가버리는거야.
모든 전원이 함께 떨어져 버렸어.
어찌나 무섭던지...
큰 맘 먹고 아침에 일어나 아빠와 함께 뒷산에 올라 운동겸 산책을 하고
왔거든. 집 거의 도착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그런 일이 벌어졌단다.
이즈음해서 컴 나가면 치명적이잖아. KT에 전화하고 한전에 전화하고...
너무 바빠 숨돌릴 틈없이 청소하러 가다 뭐가 날쌔게 엄마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더니 이마를 강타하며 침을 힘차게 엄마의 이마에 박는거야.
죽는 줄 알았어. 순간 어찌해야 하나 잠시 생각하다 너무 쎄게 쏘면 안 될 것 같아 손으로 딱 잡는 순간 엄마의 손가락을 세차게 또 쏘았지.
와~~~ 어찌나 그놈이 크던지... 엄만 이제 죽었구나 했어. 말벌이었단다.
아픈 이마와 손가락을 부여잡고 병원으로 갔단다. 20여명 대기 중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대. 사정을 했더니 맘씨 고운 간호사 언니와 앞에 접수한 20여 명의 사람들이 양보를 해 주어서 진료 받고 주사 맞고 약 받아 돌아왔단다. 어찌나 쑥쑥거리는지 너무 아팠어. 어린 시절 벌에 쏘여 병원 달려가던 네 동생이 생각나더구나. 어린 것이 얼마나 아팠을까 ...
이런 많은 일들이 있던 8월 2일이었지.
다행스럽게도 컴은 안전한데 모뎀이 고장나 인터넷이 불통이야. KT아저씨는 내일 3시 경이나 되야 우리집 차례가 된대. 인터넷 안되니까 참 많이 불편하더구나. 이렇게나마 딸과 소통도 하지 못하고.
어제는 시골 생활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몸으로 실감하는 날이었단다.
지금도 머리가 얼얼하고 손가락이 얼얼해.
내일 출근 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엄마의 책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