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벌써 8월 3일 새벽 1시 50분이네.
짬을 내서 편지를 써야 하는데... 벌써 딸래미가 그곳에서 생활한지도
일정의 반이 지나갔네. 선생님과의 통화에서 잠이 잘 오질 않는다는 딸의 말에 엄마 마음이 짠하단다. 내일 안대 가져다 줄게.

어제는 아침부터 천둥 번개와 한께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니나다를까 번쩍하더니 컴이 나가버렸어. 모든 전원이 함께.
어찌나 무섭던지...큰 맘 먹고 아침에 일어나 아빠와 함께 뒷산에 올라 운동겸 산책을 하고 왔거든. 집 거의 도착하는데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그런 일이 벌어졌단다.이즈음해서 컴 나가면 치명적이잖아. KT에 전화하고 한전에 전화하고...
너무 바빠 숨돌릴 틈없이 청소하러 가다 뭐가 날쌔게 엄마의 머리를 향해
날아오더니 이마를 강타하며 침을 힘차게 엄마의 이마에 박는거야.
죽는 줄 알았어. 순간 어찌해야 하나 잠시 생각하다 너무 세게 소면 안 될 것 같아 손으로 딱 잡는 순간 엄마의 손가락을 세차게 또 쏘았지.
와~~~ 어찌나 그놈이 크던지... 엄만 이제 죽었구나 했어.
아픈 이마와 손가락을 부여잡고 병원으로 갔단다. 20여명 대기 중 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대. 사정을 했더니 맘씨 고운 간호사 언니와 앞에 접수한 20여 명의 사람들이 양보를 해 주어서 진료 받고 주사 맞고 약 받아 돌아왔단다. 어찌나 쑥쑥거리는지 너무 아팠어. 어린 시절 벌에 쏘여 안고 병원 달려가던 네가 생각나더구나. 엄마가 벌에 쏘이고 나서야 어린 것이 얼마나 아팠을까 실감하네.
이런 많은 일들이 있던 8월 2일이었어.
다행스럽게도 컴은 안전한데 모뎀이 고장나 인터넷이 불통이야. KT아저씨는 내일 3시 경이나 되야 우리집 차례가 된대. 인터넷 안되니까 참 많이 불편하더구나. 이렇게나마 딸과 소통도 하지 못하고.
어제는 시골 생활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몸으로 실감하는 날이었단다.
지금도 머리가 얼얼하고 손가락이 얼얼해.
내일 출근 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엄마의 책임감(?) 때문에 야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