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실히 원하면 그곳에 젠된다

작성자
엄마가
2010-09-16 00:00:00
사랑하는 딸아
아침 저녁으론 가을날씨 답게 상쾌하던데
낮의 온도는 정말 덥다 한여름 못지 않을 정도록
뭐 햇볕이 쨍쨍 내려 비춰줘야 곡식이 알알이 영글겠지만
들판 산책했던 난 모자를 푹눌러 쓰고 나갔는데도
머리가 뜨겁고 어지러워 정말 일사병 걸려 버리는 줄 알았다
집에 왔어 한참을 쉬었는데도 머리가 멍한게 어지럽네
올 한해의 계절이 어찌 간지도 모르는 우리딸
평생을 두고 보면 미미한 것이지만
그래도 너무 안스럽구나
그때그때 계절의 흐름을 글로 옴겨 본다만
니가 충분히 느껴지기나 하는지
다영아 사진도 몇컷 찍어 왔다 쑥부쟁이 꽃이 소담스럽게 피었더라
실 잠자리와 고추잠자리 사진도 찍었는데 이뿌게 나왔다
누른 들판도 찍어 오고싶었는데 지난 태풍 때문에 다 누워 버려
아쉬웠네...내가 봐도 속상한데 누운 이삭이 꺽이면서 썩어버린 것도 있고
어느 농부님의 논인지 모르겠지만 일년농사 망가진듯 하구나
어른들 말씀하시길
자식 농사는 한번 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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