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그곳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지?
무엇보다도 아침 잠이 많은 네가 매일 아침 6시 반에 일어난다는 게 가능할지 조금 걱정이다. 그렇지만 어려서부터 네가 적응력은 뛰어나서 잘 하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번 폭우로 우면산이 붕괴되어 이 일대의 피해가 큰 건 알고 있니?
형촌마을과 성촌마을의 피해가 크고 예술의 전당 지나서 있는 아파트가 우면산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거대한 물과 토사에 아파트 저층이 잠겼어. 어떤 사람이 그 아파트에서 찍은 동영상이 뉴스에 나왔는데 우면산 꼭대기에서 거대한 물줄기가 무섭게 쏟아지는 게 흡사 영화의 한 장면 같더라. 정말 아찔하더라. 근데 거긴 비 많이 안 왔어?
수요일 아침엔 우리 동네도 장난 아니였어.
엄청나게 쏟아지는 비 때문에 우리동 계단 쪽에서 물과 토사가 흘려내려서 그쪽 주차장에 세워둔 차들이 바퀴 높이 정도가 잠기고 흙탕물이 시내를 이뤘다니까. 아빤 출근하려고 차를 타고 나갔는데 아파트 앞 내려가는 길에서 꼼짝도 못하고 30분을 있다가 돌아와서 차를 세워두고 엄마랑 걸어서 출근을 했어.
우리 회사 지하실에 물이 찼다고 연락을 받아서 마음이 급했거든.

길이 온통 흙탕물과 쓰레기로 냇물이 되어서 걸어가기도 힘든거야.
특히 우성아파트 앞부터 고속도로 아래가 물이 많이 차서 차 몇대가 둥둥 떠다녀니고 막혀서 차가 못 다니는거야. 양재천도 다리 바로 아래까지 물이 차서 위험해 보이고.. 그래서 교육문화회관 앞으로 해서 걸어가는데 물이 허벅지까지 차더라. 그 길을 헤치고 힘들게 출근을 했다는 거 아니냐.
가서 보니 직원들이 물을 퍼내고 있더라. 엄마도 힘을 보탰지. 회사 일대는 아무런 피해도 없었는데 우리 회사만 하수구로 내려가는 수통 입구가 쓰레기로 막혀서 물이 못 빠져서 환풍기 입구로 물이 들어왔던거야. 다행히 아빠가 장마 전에 미리 대비를 해 둔 덕분에 별다른 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