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에게

올여름은 유난히도 비가 잦아 아직 여름다운 여름의 맛인
폭염과 열대야를 제대로 느끼지도 못한것 같은데
오늘이 벌써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란다.
잦은 비와 부족한 일조량으로 채소와 과일 값은 치솟은 반면
맛은 그 값에 반비례하는지 달콤함을 전혀 느낄 수가 없구나
어쩜....먹보 지현이가 빠진 식탁이 주는 허전함에서 오는
미각상실인지도 모르겠다.

지현아
여름이면 쉽게 지쳐 입맛이 없을 때이고
수면이 부족해 입맛이 깔깔할텐데 식사는 잘 하고 있니?
얼마전 한의원에서 건강체크 받으러 오라고 연락 왔었는데
지현이 오면 함께 가려고 중현이도 미뤄놨어
지현이 열공 하느라 체력이 많이 소진됐을텐데
집에 오는 대로 체크 받아 보고 체력 보충하기로 하자

지현이의 빈자리가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저녁 시간이란다
엄마 퇴근하구 지현이와 맞이하던 늦은 저녁밥상이 그립고...그립네
친구들과 있었던 일... 학원에서 있었던 일...
하루동안 있었던 작고 소소한 일들을 쉴새 없이
엄마에게 얘기해주던 지현이 모습이 눈에 선하고
웃음소리가 귓가에 까르르~~맴돈다.
엄마는 조금 있으면 퇴근해서 지현이 없는 외로운 밥상을 맞이하겠네...
지현이가 너무도 보고픈 오늘은
그리움을 밥 삼아 보고픔을 반찬 삼아 한참동안 저녁식사를 할것 같다.

지현아
엄마는 지현이가 기숙학원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것 같아 참 대견하고 칭찬해주고 싶구나
우리딸...영어학원 다닐 때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 영어 단어 외우는 거였잖니?
매일은 아니지만 100점 맞는 날도 있으니 그래도 가능성이 보이네 ^^
솔직히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 받아보는 100점에
엄마는 지현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은걸~
앞으로 좀 더 노력하면 점점 좋아질거야 그지?
성취도 평가는 다소 부족한것 같긴 한데
그래도 지현이가 어려워하는 사회과목 점수가 많이 올랐네...기특해라
과학 수학 영어는 우리 지현이가 좋아하는 과목인데 비해 만족스러운 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