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 엄마들보니 슬쩍 미안해서...

작성자
하영맘
2012-01-08 00:00:00
올 일요일 day 근무하고 오니 아빠도 회사갔다가 먼저 와 계시네. 저녁 차리면 또 2시간 잡아먹는다며 엄마 힘들다고 맛나는거 사준대서 따라갔는데 엄마는 먹지도 못하는 집앞 통뼈 감자탕집에 데려가서는 젓가락 갈 데가 없어서 깍두기. 김치만 주구장창 먹다 왔다.

아빠는 혼자 감자탕 한 냄비에 밥 한공기와 라면사리 2개를 시켜먹고는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서 집까지 겨우 걸어왔단다. 첨엔 진주 엠비씨네 가서 영화보고 저녁도 먹자고 했는데 오빠도 하영이도 없으니 그것도 귀찮고 심드렁하기만 해서 엄마가 싫다고 했지. 가족이란 이래서 함께 있어야 하는구나 싶다.

너도 없고 아빠도 맨날 회사가서 밥먹으니 밥차릴 일도 없고 엄마는 점점 더 게을러져서 홈플러스 가서 떨이식품 사는 것도 시들하고 냉장고에 무엇이 들었는지도 요즘 관심이 없어졌다.

과자나 커피로 대충 때우고 굶기를 밥먹듯(?)하고 있다가일하러 병원가서 병원 식당에서 밀린 끼니를 폭풍식사로 한 끼 대신 하고나면 체중은 또 폭풍성장를 보여 배둘레햄이 날로 늘어나고 자꾸 고무줄 바지가 입고싶은 아줌마 본능을 꾹꾹 누르며 워킹맘의 우아함을 지키려 바둥거리고 있지. 엄마 살쪘다 니 땜에..ㅋㅋ

너도 일년 365일 다이어트 한다면서 먹고 싶은 거 다 먹잖아? 학원밥 맛있으면 양껏 먹고 밥값이라도 본전 찾아서 돌아와야 하지 않겄냐? 몸도 채우고 마음도 살찌우고 머리도 영양가 있는 강의들로 꽉꽉 채워와서 고3 삼년동안 공부할 때 머리털 덜 잡아뽑아야 안 되겄나? 오빠짝나면 안된다. 여자의 생명은 광고에도 있듯이 뭐라뭐라해도 머리털이니라. 가까이 있는 엄마를 봐서도 알겄쟈? (우리끼리 비밀...)

학원 홈피 들어갔는데 다른 엄마들은 바리바리 글들을 올리는데 행여 계모소리 들을까싶어 (딸내미 학원 한번 안보냈다니까 사람들이 엄마더러 계모 아니냐더라)죄책감 떨구러 응원차 함 써보려는데 것도 막상 쓰려니 막막하고 어색해서 엄마가 지금 뭔소리 하고있는지도 모르겠다.

일주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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