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학원에 있으니까 친구들하고도 좀 많이 친해졌겠지만
늘 처음 마음가짐을 간직해라
처음에는 좀 성적도 좋게 나오길래 괜찮네 잘하네 했는데
요즘 성적 보니까 기분이 별로다
내가 왜 기분이 별론진 이해하겠지 유진아
우리때문에 엄마도 원룸에서 혼자 살게되었고(학원비나 등록금 문제로) 언니도 과외 2개씩 뛰고 있고
너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기 위해 가족들이 어느 정도의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는 걸 늘 잊지 말았으면 해. 그리고 그 기회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조금 더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

수학은 지금 보니까 작년이랑 전혀 다를게 없네
학원 자체 시험 점수도 점점 내려가고 있고
1년 동안 다른 애들이 3년 공부할 수학공부를 해야하니까 힘든거라고 생각하고. 니가 올 2월 불과 2개월 전에 대학 다 떨어지고 울면서 했던 생각들을 다시 한번 찬찬히 되짚어보면 또 그깟 수학공부가 뭐가 힘들겠니
내가 바랐던 대학이 나에게 불합격이라는 좌절을 주었을 때. 성적으로 인해서 니가 가고싶은 대학에 갈 수도 없고 다른 친구들은 다 캠퍼스를 거닐고 있을 스무살의 봄날에 너는 학원에서 또다시 책상 앞에 앉아 수능 공부를 시작하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에 그 기분을 생각하면 힘들게 뭐가 있겠어. 또 매일 매일을 그렇게 독한 정유진으로 남은 7개월을 보내길 바란다.

우리 학교는 매년 4월 18일에 4.19 학생혁명 기념탑까지 마라톤 뛰는 거 알고있니? 난 그래서 좀있다가 약 9키로의 거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