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의 시대...1000가지 감사를 써내려간 사람.

작성자
이규환 (이진표 부)
2013-01-26 00:00:00
흑산도 청상과부가 남의 집 품팔이로 외아들을 키웠다.

어머니는 기를 쓰고 뻘밭에서 일해 목포상고 등록금을 댔다.

그런 아들이 여름방학 때 섬에 돌아와 친구들과 짜고 이웃집 염소를 잡아먹었다.

아들은 시치미를 떼고 뭍으로 돌아갔지만 곧바로 어머니가 아들 자취방에 들이닥쳤다.

어머니는 아들의 책을 불사르며 정신이 번쩍 들게 야단쳤다.

"넘의 염소를 멋대로 잡아묵다니…. 내가 경우 바르게 살라고 했냐 안했냐?

사람이 그런 나쁜 짓을 험시로 공부는 해서 뭣 하냐"

그 아들이 박점식(58) 천지세무법인 회장이다.

그는 "어머니(2011년 작고)가 치매에 걸린 뒤 어머니에게 감사한 일 1000가지를

적어 내려가면서 내가 이만큼 온 게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가 어머니를 떠올리며 쓴 감사 노트는 이렇게 이어진다.

"첫째 어머니가 살아계셔서 감사합니다.

둘째 제가 어머니 아들인 것에 감사합니다.

셋째 정신이 혼미한 지금도 제가 누구냐?고 물으면

내 아들이라고 알아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염소 사건 때 호되게 나무란 것도 그가 감사드린 일 중 하나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1회 감사 나눔 페스티벌이 열린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대한민국은 세상에서 제일 비참한 나라 중 하나였다.

온 국민이 잘살아 보자고 노력해 이만큼 왔다.

가난할 때 꿈꾸던 풍요를 당연한 듯 누리면서도 "행복하다"는 사람은 적다.

자살률이 높아지고 이혼율도 치솟고 있다.

절망과 갈등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많다.

박점식 천지세무법인 회장의 아들 동훈씨를 보고 의사는 “스무 살을 못 넘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서른을 바라본다. 2년 전부터는 아버지 회사 직원으로 재택근무 중이다.

박 회장은 “자식이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가길 바라는 부모가 많은데 거기서 ‘좋다’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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