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派獨 광부·간호사 50년 -(5)

작성자
이규환 (이진표 부)
2013-01-29 00:00:00
[5] 귀국한 40여명이 모여 만든 남해 독일마을
"남편편지에 다이너마이트 작업… 간호사 자격증 따 출국"
"獨 연금으로 여유… 힘들었던 그때 얘기 우리끼린 잘안해"
"구경오는 젊은이들 보여주려 올해 광산 체험실 만들 것"

경상남도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의 바다와 접한 언덕에 이국적인 분위기의 주택 34채가 모여 있다. 마을 입구에 태극기와 독일 국기가 나란히 나부끼고 그 아래 서 있는 커다란 안내 돌에는 독일마을이라고 쓰여 있다. 1960~70년대 독일로 파견됐던 광부 간호사 40여명이 고국으로 돌아와 정착한 곳이다.

지난 5일 오후 2시 백발이 희끗희끗한 광부·간호사 출신 노인들이 마을회관으로 모여들었다. 새해 첫 친목 모임을 갖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 모임을 갖고 있다. "구텐 탁(안녕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모인 주민은 9명. 독일에서 44년간 살다가 2010년 귀국한 간호사 출신 유길자(68)씨는 "독일마을 주민들은 수십년간 독일서 살았기 때문에 독일에 연고가 있다"며 "독일에 두고 온 자녀와 새해를 맞기 위해 출국한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주민들은 독일에서 나오는 연금 덕에 비교적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주민 간에는 독일 가서 고생한 얘기를 잘 꺼내지 않는다. 1971년부터 독일에서 간호사로 30년간 일했던 이양자(71)씨는 "우리가 이렇게 한동네 모여 살기는 해도 힘들었던 생활을 함께 떠올리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반면 발전한 조국 모습은 언제 봐도 흐뭇하다. 광부 출신 신병윤(66)씨는 "다시 돌아와보니 가난에 찌들었던 한국이 지난 반세기 사이에 다른 나라가 되어 있더라"며 "낯설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경남 남해군 삼동면 독일마을에 사는 파독 광부·간호사 출신 주민들이 지난 5일 신년 친목회를 가졌다. 독일마을에는 광부·간호사 출신 40여명이 살고 있지만 연말 연초를 자식들이 있는 독일에서 보내는 이가 많아 이날 모임에는 광부·간호사 출신 6명(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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