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현석에게

작성자
이제선
2015-01-10 00:00:00
너무도 사랑하는 나의 아들에게
벌써 학원 생활을 시작한지 2주가 다 되어가는 구나. 사실 그 동안 몇 번이나 네게 편지를 쓰려다가도 아빠의 마음이 영 안정이 되지 않아서 엄마 아빠 품을 떠나 기숙학원으로 간 너에 대한 그리움과 걱정으로 쓸데없는 말만 나열할 것 같아서...그런데 세월이 약이라 그런지 이제는 마음도 안정되고 믿음도 강해져서 마음도 많이 편해진 것 같다.
한 동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들어 하는 네 모습을 보면서 사실 많이 안타까웠단다. 때론 좀 영리하게 하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한적도 있고.
지난 아빠의 삶을 돌아보면 어릴 때는 주로 쉽고 빠르고 그리고 편한 길을 선택해 왔으니까. 하지만 새로운 시작과 변화된 삶을 통해 배우게 된 것은 그러한 쉽고 빠르고 편한 길은 결국 우리의 목적지에서 점점 멀어지게 할 뿐이다라는 것이야.

아프지 않으면 청춘이 아니다’
어느덧 50년의 삶을 살아보니 정말로 공감하게 되는 말이네. 동시에 아빠에게는 많은 회한을 안겨주는 말이기도 하고... 학창시절 아니 얼마 전까지도 좀 더 아프지 않았던 것을. 하지만 다행히 지금도 늦지 않아서 올 한 해를 시작하면서 많이 아프면서 정말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게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단다.
지난 세월 동안 내 앞에 도저히 넘어 갈 수 없는 바위가 있을 때마다 부딪혀 보기보다는 늘 옆으로 돌아가기만 했는데 이제는 정면으로 부딪혀보고 있으니까.
아무리 엄청난 샘이 있어서 풍부한 물이 샘솟을지라도 주변이 평탄하고 평평하기만 하다면 큰 강은 이루어지지 않겠지. 울퉁불퉁 많은 바위들이 곳곳에 있을 때 부딪히고 깨지면서 큰 물 길이 만들어지고 결국에 큰 강이 이루어지는 것이니까. 인생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단다. 모든 것이 순탄하기만 하다면 결국 온실 속의 화초처럼 보기에만 예쁠 뿐 세상의 거친 바람을 이겨낼 힘이 만들어질 수 없고...

열정 끈기 사랑
아빠가 너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외모는 아빠를 더 닮았어도 내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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