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야~^^

작성자
지현 할머니
2016-01-27 00:00:00
보고싶은 지현아



그토록 매섭던 추위가 누그러졌어

햇살도 제법 따듯해서 금세 봄이 찾아올 것만 같다.

겨울같지않게 따듯한 날씨에 "아 봄이구나" 하면서 노란꽃을 피웠던 개나리가

깜짝 놀라 움츠러들었는데 이제 다시 기지개를 펼 것 같다.

성당 옆 담장에 늘어진 줄기에 일찍 피어난 노란 개나리꽃은 얼마나 추웠을까

아파트 화단의 동백나무가 걱정됐는데 오늘 보니 붉은 빛 꽃봉오리가 까딱없이 싱싱하다

추위에 호들갑떠는 건 사람들 뿐인 거 같아 민망하다.

잘 지내지?

이제 즐겁고 보람찼던 진덕생활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네.

지난 토요일 KTX로 부산 다녀왔어

광명역에서 네 생각을 했어 .."에구 ..우리 지현이 잠깐 보고갔으면"..하고.

몸도 마음도 훌쩍 컸을 네가 기다려진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잘 해낼 수 있었던 것처럼

앞으로 너는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을 수 있을거야.

일본에서 네 또래 여자애들을 만났는데 스커트에 얇은 상의..짧은 양말에 운동화..

우리는 두꺼운 오리털파카를 입고도 춥다고 동동거리는데..

구마모토성에 나들이 온 초등학교 애들도 반바지에 반스타킹 차림으로 야외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질서정연하고 차분한 모습에 놀랐다

우리보다 훨씬 강하고 절도있게 키우는 것을 느꼈다

지현아

우리 재작년 설악산에 갔을 때 울산바위 꼭대기에 서있는 바위를 보고 감탄했었지..

그 바위 꼭대기에 어느 날 솔씨 하나 바람에 날려와 싹을 틔우고

여름의 타는듯한 더위와 세찬 비바람과 겨울의 혹독한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고

당당히 자라난 멋진 소나무를 보면서 참으로 경이로웠쟎니..

한낱 소나무도 그러한데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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