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고충 윤이에게. 7월28일 새벽3시반



남T이다. 많이 힘들지. 벌써 입소한지 며칠이 지났고 수업 듣기 시작한지 3일이 다 흘렀구나.

네가 이 글을 받아볼 때 쯤이면 아마도 4일이 흘렀겠고.

학원 선생님들 수업은 들을만 한지 모르겠다. 너를 거기 보내놓고 마음이 너무 편하지가 않다. 밤마다 널 생각한다.

애가 얼마나 힘들지 아직은 어린데 너무 안쓰럽기도 하고 한참 놀고싶고 쉬고싶은 애한테 너무 가혹하게 시키는 것은 아닐지 참 우려스럽다.

학원 홈페이지에는 고동국T나 곽기호T가 수학 수업도 한다고 쓰여있는데 고2반에도 들어올지는 모르겠다. 그 분들 수업은 괜찮은 편이라.

쌤은 엊그제 교통사고가 났다. 팔을 다쳐서 상당히 불편하고 타박상도 심각해서 진물도 며칠째 나고 있다. 그래도 너를 생각해서 편지를 남긴다.



오늘부터 하루에 한 번씩 매일 쓸 것이다. 가능하다면. 어머님께서도 너를 보내시고는 마음 한구석이 찡하다고 말씀하셨다. 그게 가족이다.

태형이가 너랑 보고 나서 상당히 즐거웠다고 하더라. 부디 힘든 시기 잘 견뎌다오. 네게 바라는 것은 기상시간과 자투리 시간 낭비하지 않는 습관 딱 두 가지이다.

이 두가지는 학원에서 반드시 고쳐서 나오도록 하여라. 쌤이 부탁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해주면 수능은 쌤이 책임지겠다.



먹고싶은것도 많고 휴대폰 사용도 못해 불편하고... 여러가지로 힘들꺼야. 너 입소 직전에 수업을 그토록 몰아친 샘도 미안하고. 하지만 다 너를 위해서이다.

쌤은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준비가 되어있어. 그러니 쌤과 부모님 생각해서 열심히 해보자. 딱 1년반만 참는거다우리? 네가 원하는 수리논술과 경시대회 수업도 얼마든지 가르쳐주마.

과제물 보낸것들과 영어 어휘 철저히 외워서 나오거라. 이 부분은 퇴소일에 반드시 테스트할것이다.



더불어 정의란 무엇인가와 멀티유니버스는 반드시 정독하거라. 발췌독이나 속독이 아닌 바르게 읽으라는 뜻이다. 어쩌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