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동고충 출소 2주 남았다. 일주일을 넘게 버텨보니 어떠하느냐.
영어단어 점수를 확인하니 토요일까지 계속 백점이더구나. 뿌듯하다.
쌤이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편지를 적는 것은 너에 대해 압박을 가하거나 정신을 타이트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저 걱정되고 편지를 안 쓰면 쌤이 밤잠이 잘 안오네.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 선의인)
논어 학이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듣기 좋은 말을 잘하고 표정을 좋게 꾸미는 사람치고 어진 사람이 드문 법이다. 너에게 듣기 좋은말만 하는 사람은 진정 너를 위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쌤 역시 그러하다. 쓴소리를 해야만 할 때가 있다. 입소하고 벌써 열흘째라니... 전화통화 마지막 날 못한게 마음에 걸린다.
그날 쌤의 개인적 가정사로 급히 새벽부터 충청도로 내려가서 엄청난 일들을 처리해야 했었다.

쌤은 오늘 날이 밝으면 대전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부산에 내려가야 한다. 대전은 쌤 아버지 일을 도와드리기 위함이고 부산은 쌤과 너희 부모님의 건강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러 간다. 쌤의 충신이 인제대 의대 나와서 부산에 서식하고 있는데 실력이 탁월하기 때문이지.

쌤은 너가 공부에 전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격적으로 바르게 성장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이끌어야 할 책무가 있다.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너와 작가님 아버님 세 가족이 모두 행복하시게 되도록 조금이라도 쌤이 도움이 되고 싶다.

매번 당부하고 있듯이 독서는 주말을 이용해서라도 반드시 정독 해오너라. 샅샅히 읽어와야 하며 그렇지 아니할 경우 15일 출소일날 쌤과의 수업에서 쌤이 무척이나 분노하게 될 것이야.

쌤이 어제 날을 샜다. 잠을 전혀 잘 수가 없었다. 쌤의 인생일대의 위기 상황이 생겨 있고 사태가 촉각을 다투고 있기도 하지만 작가님과 간만에 너에 대한 통화도 했다. 쌤이 확신드린 것은 네가 크게 될 녀석이라는 것이다. 원래 귀한 것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