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한다

작성자
엄마
2016-09-26 00:00:00
현아 오랜만에 편지를 쓴다.
추석을 지내고 어쩌고 하느라 경황이 없었다.
오늘 수현이 생일이네 생일 축하한다.
늘 생일 아침에 미역국을 끓여서 생일상을 차려줬는데 올해는 주인공이 없어 생일도 깜박했다가 아침에 눈 뜨니 생각이 나더라. 추석때 와서 케익에 촛불은 밝히고 갔지만 내 마음에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내년 생일은 제대로 챙겨줄게.
수현아 추석 휴가 왔을 때 엄마가 난꽃이 피었다고 사진 보여줬잖아? 그 화분 말고 엄마가 한 달 전에 받은 난 화분이 있었는데 그 꽃이 오늘 활짝 폈구나^^
수현이 생일에 맞춰 단아하고 우아하게 꽃잎을 펼쳤구나. 얼마나 기분이 괜찮은지........
엄마가 늘 얘기하듯이 인간은 노력만 할 수 있고 그 노력의 결과는 하늘이 정해주는 거야.
비록 원하는 결과를 얻지는 못 한다해도 네가 노력했다면 그거야 말로 가장 좋은 결과일거야.
난은 정말 힘들게 꽃을 피우는 식물이야. 그 난에 엄마는 내 마음과 정성을 실었고 노력했어. 엄마가 집에 있는 화분에 물 주는 거 늘 잊는 거 알지. 이번에는 물 주는 날 달력에 적으면서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키웠더니 좋은 결과가 있네.
난꽃이 핀 것에 무슨 의미를 둔다는게 좀 웃기기는 하지만 엄마는 왠지 좋은 일이 너에게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갖게 됐어.
현아 올해 정말 힘들게 버텨왔지만 고지가 저만큼 보이는 시점까지 왔구나. 잘 견뎌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 남은 시간도 알차게 보내서 정말로 네가 원한 결과를 네 손에 갖게 되기를 엄마는 간절히 바란다.
몸조심하고 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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