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K반 윤완진

작성자
완진누나
2006-07-30 00:00:00
완진아-

더운데 공부하느라 고생이지?

누나는 너 기숙학원 들어가던 날 , 엄마 아빠 일찍 가셔야한다고 해서 혼자 이불을 사러 시장에 갔다가 기숙학원에 너 줄 이불 전달해주고 설로 올라가는 길에 기분이 되게 안 좋았다-

누나가 널 좋아하긴 하나보다-

독하게 마음 먹고 지금까지 공부도 안 했는데, 그정도는 해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스트레스 가득한 니 얼굴 보니까 또 마음이 안쓰럽고 가슴이 아프더라구-

그 날 술 엄청 마셨다;;ㅋ

어제 한 1주일만에 집에 내려와서 엄마랑 마주 앉아 많은 얘기를 했다- 엄마도 아빠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나이를 많이 드셨나보더라- 그렇게 생각하니까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생각해보면 너랑 나랑 우리 엄마아빠 에너지 뺏어먹고 살고 있는거잖니^^; 잘하든 못하든 자식은 늘 부모에게 받기만 하는 뻔뻔한 존재인듯한 생각이 드니까 감사하면서도 아무것도 못해 드린 것 같아서 죄송하고 그랬어-

너가 빨리 수능도 끝나고 누나랑 합법적으로 술 한잔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 그리고 철도 들어서 엄마아빠한테 같이 행복한 마음으로 효도 할 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다-

일케 편지 쓰는건 어떻게 알았냐구??^^;

엄마가 어제 혼자 막 걱정을 하고 있는거야-
그래서 완진이 잘 지내고 있을텐데 뭘 걱정이냐니까, 홈페이지에 편지를 쓰는 칸이 있는데, 편지를 써서 입바른 소리 하면 니가 좋아할 것 같지도 않고 혹시 마음 약해질까봐 쓰기도 좀 그런데, 그래도 니가 걱정되니 매일 들어와보시는 것 같더라-

그래서 누나가 이렇게 편지를 쓴다-
엄마가 어제 그러더라구, 완진이 니 아들이잖아- 라구.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