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 힘들어서 어쩐다냐

작성자
방지호 아빠
2017-01-24 00:00:00
아들 아빠야. 여전히 춥고 미끄러워. 주말에 시험 보느라 너무 힘들었지? 재시험까지 보구.
이제 정말 일주일 남았네 열심히 해. 참 안경이 부서졌니? 어쩌다가 그랫어? 친구와 영화 한번 찍었니? 까부는 놈 있으면 아빠 이름 대고 아냐고 물어봐. 모른다고 하면 한대 더 쥐어 박어(한대 더 쥐어 박을 수 있는 확율 100)
아빠는 오늘 하루 종일 계산기 두드리면서 최소공배수 찾았단다. 종중 사건 맡았는데 분모가 100억이 넘어가네. 지랄하고 새끼는 뒤지게 많이 낳아서 엉뚱한 사람 고생시키고 있어. 재판때 게기면 반 죽여 놓을꺼야. 어떤 놈은 미국으로 이민가서 확인도 안되고 어떤 ?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사망신고는 안됐는데 주민등록번호가 없구. 정말 죽겠다. 아직도 두시간은 해야 줄기가 잡힐 것 같어. 이번 설에는 엄마가 당직을 서야 해서 아빠랑 형만 강릉 갔다 와야 할 것 같어.
불루베리 아저씨가 지금 많이 아픈데 아무래도 명절 기간에 저세상 갈것 같은데 참 막막하다. 안갈수도 없고 강릉 갔는데 초상 났다고 하면 되돌아 오지도 못하고. 어쨌든 명절 지나고 갔으면 좋겠는데 저승사자는 명절 연휴도 없으니 걱정이다.
사람 죽는거 한순간인거 같다. 충기쓰 결혼식장에서 밥먹고 그날 저녁부터 배아프다고 하여 병원갔는데 말기암이라니. 이제 두달도 안됐는데 저승문앞에까지 가 있으니 참 허무하구나.
그러고 보면 인생 아웅다웅하고 살 필요 없는것 같지?
그런데 인생이라는게 살아가는게 아니라 신이 주신 명줄대로 살아내는거 같어. 어차피 신이 주신 명줄대로 살려면 조금 편하게 보람있게 살아야 하지 않겠니? 그래서 아들도 집 떠나 감옥같은 기숙학원에서 공부하는 거자너. 신이 주신 명줄대로 살아야 하는데 그지처럼 종놈처럼 살다가 가면 너무 억울하자너. 똑같이 죽는건데 누구는 하고 싶은거 하다가 죽고 누구는 하고 싶은거 못하고 죽고...
그건 단 한가지 이유인거 같어.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느냐의 문제겠지. 물론 재수 없으면 신이 주신 명줄이 준비만 잔뜩하고 그 결과를 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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