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반 오(吳)제훈

작성자
數論正宗
2017-08-04 00:00:00
나다.
오늘은 제주도에서 술을 좀 많이 마셔서 다른날보다 좀 일찍 적는다.
슬슬 학원생활이 지루해질만한 때가 된 것 같다. 내가 어제부터 제주도에 있어서 컴퓨터가 아니라 휴대폰으로 편지를 적고있기때문에 영단어점수를 확인할수가 없도다.

아이폰의 작은 화면으로 타자를 치려면 장문을 치기가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같은반 급식들에게 우롱당하고 모든 사람들에게 능욕당하고있을 오급식의 모습이 눈앞에 선연하니 편지를 일필휘지하지 않을수가 없네. 시골에 내려가셔서 편지를 못 적으신다고 하신 꽃 여사님의 사정도 있고 하니 나는 적어야지.

이모부께선 오늘도 단문으로 적으셨지만 그 안에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있고 하실 말씀과 오고충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있는 것이 역시 책과 글을 많이 읽으신 분의 내공은 다르시다는 생각이 든다. 나처럼 길게 써야만 할말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하수의 경지이고 핵심과 알짜만으로 일목요연하게 그 뜻이 드러나서 다른 이들의 잡설과 달리 조리있고 명쾌한 글을 적으실 수 있는 이모부야 말로 고수의 깊이가 엿보이는 분이라고 할 수가 있겠다.

너와 내가 함께 수학을 공부한지 어느덧 1년을 넘어섰다.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수학 성적이 뜻대로 나오지 않고 계속해서 실패감만 맛보는 처절한 오급식의 상황에 들려주고싶은 고사가 있다.
관포지교라는 사자성어가 있어. 중국 춘추시대 사람인 관중과 포숙아의 우정은 서로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진정한 사이였다는 뜻인데 여기에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어.

포숙은 일찍부터 하는 일마다 잘 되고 승승장구하던 사람인 반면 관중은 뭘 해도 실패하고 뜻대로 되는 일이 하나도 없던 인간이었다. 포숙과 관중이 동업해서 사업을 할 때도 관중이 포숙을 속여 더 많은 이익을 가로챘지만 포숙은 관중이 식구도 많고 가난하니 그럴 수 있다고 너그러이 이해해주고 관중을 배려했다. 춘추시대 제나라의 왕 자리가 비었을 때 포숙은 제환공의 편에 섰고 관중은 그 형인 공자 규의 편에 섰는데 역시 관중은 지독히도 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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