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贊洙

작성자
지누
2018-01-17 00:00:00
찬수야 잘 지내니?
며칠간 누나의 새벽을 괴롭히던 눈이 거의다 녹았고 기온이 올라 어젯밤엔 비가 내렸다.
집에는 너도 없고 인누도 없어서 무지 심심해.

너와 떨어져 있는 동안 찬수에게는 큰누나가 어떤 의미일까라는 생각을 자주하게 된다.
그동안 내가 좋은 누나였는지 네가 따를만한 좋은 본보기였는지 생각해보니 그렇지 않았어.
누나가 그동안 너에게 줬던 상처들은 마음이 넓은 네가 이제 그만 용서해줬으면 좋겠다.
변명같지만 너를 너무 아꼈던만큼 너에게 너무 기대했고 그 실망도 컸던 것 같아.
하지만 너에게 실망했다고 너를 사랑하지 않은 게 아니야.
반대로 네가 뭘 잘한다는 이유로 너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너의 존재만으로도 누나에겐 큰 기쁨이고 위안이야. 네가 있어서 부모님도 또 누나도 살아갈 수 있었어.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통스러운 사춘기도 잘 버텨주고 있어서 고마워.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이제 15살...만으로 13년을 살아온 네가 더이상 어린아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너의 인생 가운데 네가 직접 하게될 수많은 선택에 그 누군가의 개입이 아닌 너의 온전한 생각이 있길 바라.
그러려면 지금 너에게 주어진 홀로생활의 기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쓰여져야겠지?
이왕 갖게된 좋은 시간을 값진 경험으로 만드는 선택을 하길 바란다.
누나는 네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오늘도 어제도 내일도 앞으로도 언제나 너를 응원하고 지지해.
앞으로는 누나가 너에게 가장 편안한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2018년 1월17일

P.S. 영어한자운동 이거 3개만 잘하고와도 이번 방학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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