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흐린 일요일

작성자
엄마
2018-04-08 00:00:00
준아

날이 흐린 일요일이다.
아빤 축구하러 가셨고 해준인 머리를 다듬고 나서 샤워 중.
요며칠 날이 다시 쌀쌀하던데 넓은 방이 춥진 않니? ㅎㅎ

위메프에서 우연히 본 10년 다이어리라는 걸 하나 샀어.
엊그제 도착했는데 마침 박근혜 1심 선고가 있는 날이라 첫 페이지를 역사적인 사건으로 채우게 되었지. 어려선 일기 쓰는 것도 꽤 즐겼던 것 같은데 지난 몇 년간 너무 삶을 기록하는 일에 무심했던 것 같다. 할머니의 기록정신을 따라갈 순 없겠지만 그래도 짧게 짧게 삶의 편린들을 기록해 나갈 생각에 은근 기분이 좋다.

학원 어른들이 잘 돌봐주시고 함께 공부하는 친구도 가깝게 지낸다니 한결 마음이 놓인다.
너야 어딜 가든 잘 적응할 거라고 다들 얘기하고 엄마도 그렇게 믿긴 한다만 사실 보내 놓고 첫달은 많이 마음을 졸였다. 싫어도 싫다 내색도 못하고 니 마음이 상해들어갈까봐....

너 없는 덕분에 고기값이 많이 줄었어.
롯데마트에서 고기만 보면 무조건 사려드는 버릇이 남아 있긴 하기만 ^^
휴가 일정 정해지면 알려줘. 최고급으루다 잔뜩 사 놓을께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이 단조롭긴 하겠지만 덕분에 생각할 시간이 많아질 거라구 짐작한다.
부럽다. 엄마두 뭔가 생각이란 걸 좀 하구 살아야 할텐데.

건강하게 잘 지내다 담 휴가때 보자.

그리우면 또 편지할께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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