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서준이에게

작성자
*서준아빠
2019-01-27 00:00:00
서준아 이제 만날 날도 며칠 안 남았구나. 빨리 너를 보고 싶구나. 너도 빨리 나오고 싶겠지? 하지만 조급해 하고 재촉하지 않아도 시간은 자기 보폭을 지키며 뚜벅뚜벅 걷는단다. 그래서 너무 늦게 간다고 재촉할 필요도 너무 빨리 간다고 초조해할 필요도 없지. 시간의 보폭에 맞춰 우리도 차분한 마음으로 같이 뚜벅뚜벅 걷는 것이 가장 지혜로운 길이란다.

아빠가 군대 가서 훈련 받을 때 그때 막 결혼하고 훈련소로 향했지. 할머니도 엄마도 보고 싶어 너무 답답했단다. 게다가 군대 훌련은 고통스럽기 그지 없었지.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는지 언제 이 훈련이 끝날지 너무 갑갑하고 당장이라도 뛰쳐나가고 싶었단다. 게다가 난 장교로 지원했기 때문에 훈련 기간만 무려 세 달이었단다. 훈련이 끝날 때까지 갇혀 있어야만 했단다. 아마 그때 내가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다면 탈병병이 되었겠지? 그러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거야.

이런 내 경험 때문에 사랑하는 아들 서준이가 얼마나 힘들지 어느 정도는 상상할 수가 있단다. 그러나 잘 견디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으리라 믿고 마지막 응원을 보낸다. 어느 민족 어느 나라에나 통과의례라는 게 있어. 세상에 태어난 어린 아이가 성인으로서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 꼭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대학 입시라는 것이 통과의례의 기능을 하는 것 같다. 이 과정을 무사히 통과한 사람을 성인으로 대접하거든. 지금 네가 그곳에서 지내는 것도 그 긴 과정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사실 그곳에서의 생활로 끝은 아니야. 금년 한 해 기나긴 통과의례가 지속되지. 그것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고 주먹 꽉 쥐고 이 악물고 잘 이겨내길 바란다. 순간순간 힘들고 시간이 더디게 지나는 것 같지만 다 지나고 나면 그저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단다. 시간은 그렇게 냉정하게 흘러간단다.

이 과정을 마라톤 경기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아. 분명 가장 잘 뛰는 1등이 있고 2등이 있고... 꼴등도 있지. 그뿐이 아니란다. 마라톤 코스가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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