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재욱

작성자
*재욱엄마
2019-02-19 00:00:00
어제 통화후에도 엄마아빠를 납득시키지 못했단 생각이겠지. 엄마아빠도 똑같은 이유로 답답하고 한숨못잤다.

다른 아이들이 하는거라면 울 아들도 너끈히 할 수 있을거라고 적어도 엄만 굳게 믿고 있는데 어제는 종일 낙담이 되어 온몸에 힘이 풀리더라.

재욱아 니가 누군가 경험있는 전문가들이 짜준 틀안에서 못견디고 나온다며뉴결국 나와서 니가 만든 틀안에서도 못견디고 조금씩 느슨하게 또 조금은 안일하게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어. 자기자신을 묶는게 얼마나 힘든지 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만만하게 생각하고 간과하는 것 같애.

엄만 니가 1년을 버리고 재수를 선택했을 때에는 이전하고는 달라. 적당히 성적올려서 조금더 상향지원하는 것 정도가 아니라 니가 숨가쁘도록 목숨걸고 파서 감히 엄두도 못내던 학교 학과를 갈만큼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게 솔직한 엄마 마음이고 엄마에겐 너의 1년이 그만큼의 무게고 그만큼의 의미야.

30대 1년과 20대초반 1년은 얘기가 달라. 니가 좀더 무게감있게 이 1년을 받아들였으면해. 안한다는게 아니라는 니 말을 못믿는게 아니라 재수가 머릿속 생각이나 불끈 쥔 의지 정도로 해볼만큼 만만한게 아니란걸 말하는거야

니가 지난 3년을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로 어느 대학이라도 갔다면 지금쯤 니가 계획했던 것들중에 경험하고 만났을 모든 일들을 다 내려놓고 돌아가게 되어서 너만큼이나 엄마아빠도 속상하고 아쉬움도 크고 또 맥이 풀렸어.

그래도 니가 스스로 오래 생각하고 판단해서 재수란 길을 선택해서 니 의견을 존중했고 너나 모두에게 길고 지루한 싸움이 되겠지만 다른 모든 걸 다 제쳐두고 그저 응원하는 맘으로 있어주고 지지하는건데

확인되지 않은 아이들 사이의 소문은 곧바로 믿으면서 엄마아빠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사람이나 진실을 읽는 눈을 과소평가하는건 아닌지..엄마아빠의 경험치가 너에게 그만큼의 설득력도 없는건지
아빤 어제 너하고 통화하고선 그 뒤 말씀도 안하신다.
단단히 실망하고 화가나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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