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우 보세요~

작성자
엄마
2020-03-01 00:00:00
울 딸 잘 지내니?
바깥은 벌써 봄기운이 감돈다. 산수유 노란 꽃들이 몽글몽글 피어나 봄아지랑이가 나무가지끝마다 일렁이는 것 같구나.
유난히 비가 많이 내린 올겨울 탓인지 엄마가 출근하는 혁신도시는 하루가 멀다하고 안개에 파묻혀 공상과학 도시처럼
초현실적 분위기마저 느껴진다.
네가 기숙하는 학원까지는 아직 봄기운이 도착하지 못했겠지?
산골짜기 끄트머리 오갈데라곤 아무데도 없는 곳에서 공부에 열중하느라고 울 딸 애쓴다.
코로나가 언제쯤 잠잠해질려나 걱정이다. 너희야 강제적 자가격리들을 당하고 있으니 별걱정이야 안한다마는 나왔다들어가면
오염될까봐 학원측에서도 신경쓰이겠지.
아빠가 오늘 아침 퇴근하는 길에 종합경기장에 왠 사람들이 가득해서 물어보니까 전주시 신천지 교인들을 강제적으로
코로나 감염진단하고 있었다고 하더라. 현재까지 17명이 사망했다고 하니 은우 너도 3월엔 안나왔으면 좋겠다.
택배가 생각보다 빨리 가서 다행이다. 엄만 담주쯤 갈 줄 알고 은우가 많이 기다리겠다 했는데 벌써 받았다니 좋다.
컵이랑은 안께졌데?
하리보 젤리 2+1 해서 친구들하고 나눠먹으라고 많이 보냈어.
변비는 없이 잘 지내니?
과일 필요하면 말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룸메 언니랑도 사이좋게 잘 지내렴.
사랑해~ 울 딸.
답답해도 좀 견디고 올 일년만 참자.
울 딸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