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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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8 00:00:00
눈깜짝하고 나면 하루가 지나있고 잠 한 번 자고 나면 일주가 가있구나.
은우한테 편지 쓰길 하루 미루면 일주가 흘러 있는 것 같아 미안해진다.
잘 지냈니?
며칠에 한 번 씩 비가 내려서 기분도 울적하지만 더운 것 보단 나은 것 같다.

오늘은 평가원 모고 본 날이라 애들이 떼거리로 쏟아져나와 버스가 미어터지는 줄 알았다.
엄마가 먼저 전주대에서 61번으로 갈아타고 언니는 전일고에서 엄마가 탄 버스 탔는데
영생고 애들이랑 전일고 애들 때문에 이산가족으로 맨 뒤와 맨 앞으로 떨어져 있다가
서곡에 와서야 같이 앉을 수 있었다. 남학생들이 우글거리는 버스는 정말 소란스럽고
정신없더라. 냄새도 오져서 엄마 옆에 앉은 젊은 여자는 향수를 뿌려 냄새를 무마하더구나.
그래도 코로나롤 학교가 휴교해서 거리가 텅 비어있을 때보다 활기차서 좋긴 하더라.
근데 또 여름철이라 마스크 쓰는 게 부주의해 확진자들이 여기저기서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
걱정이다. 빨리 백신이 개발돼야 할텐데....

오늘 은우는 컨디션 조절 잘해서 지난번처럼 셤보다 똥싸러 가는 일 같은 건 없었겠지?
뒤에서 떠들던 애들 말 들어보니 국어 화작이 어려웠다더만 영어 듣기도 어려웠고
결과가 어찌되었든 수능까지 공부 놓지말고 쭉 해나가는 게 중요하니까 그렇게 알고.
검토해보고 부족한 부분을 지금부터 채우고.

울 딸 겁나 보고 싶다~
셤보니라고 애썼어~
사랑해~
인제 집오려면 며칠 안남았네?
그동안도 아프지말고 건강하게 지내렴.
또 편지 할께~

20년 6월 18일 엄마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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