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그리고 100미터 달리기

작성자
차성훈(부)
2022-04-05 00:00:00
사랑하는 정민.

오늘 네 문자를 보고 처음엔 좀 웃다가 한편으론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공감했어.

니 말대로 이제 3개월이 막 지났어. 격리 빼면 3달도 좀 모자라지. 어찌 되었든 4월은 시작되었고 조금씩 조급함이 올수도 있을 시기라고 봐.

그 짧은 기간 안에 팍팍 오를 수 있는 수학 성적이라면 그건 수학이 아니지. 역으로 아빠는 3등급을 받았다는 것에 너무너무 놀라고 신기한 걸. 그 짧은 시간에 2등급을 올렸으니. 모의고사 시험이었잖아. 충분히 잘하고 있다는 반증이야. 너무 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마라톤을 뛸 때 초반에 페이스 조절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하더라구. 과욕으로 처음에 속도를 올려버리면 42.195킬로미터를 다 못 뛰어. 처음엔 남들보다 앞서가니 멋져 보이고 이겼구나 싶겠지만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계획대로 전략대로 본인의 속도에 맞춰 뛰는 사람들에게 추월 당하고 중도에 포기한다고 하더라구. 수능은 11월이고 아직 11월을 빼고도 7개월이나 남아있고 넌 겨우 2달반만 공부해 본거야. 이건 100미터 단거리 달리기가 아니잖아. 10초내외에 승부가 결정되서 단기간에 전력을 다하는 게임이 아니고 결국 그 긴거리를 완주하고 그 최종 기록으로 승부하는 마라톤. 수능과 비슷한 부분이 많아 보여.

아들아

조바심과 조급함은 그냥 쿨하게 버리자. 누구보다 열심히 하고 있고 결과는 분명 서서히 나올거고 최후에 웃으며 결승선을 통과 하자고. 초반 5킬로 10킬로 1등하는 거 다 소용없고 결승선에서의 기록만이 진정한 기록이니까 말야. 엄마아빠는 매월 모의고사 기록에 일희일비 안한다. 아무 걱정 안해도 돼. 니가 재수기간 동안 원없이 공부에 한번 미쳐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고 대견할 뿐이야. 그 후의 결과는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으니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은 공부가 아닌 너을 위한 공부를 해줬으면 좋겠어. 물론 빨리 좋은 성적을 받아서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은 네 마음은 너무 잘알지만 부모는 말야... 아들이 행복할 때가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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