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조용한 아침

작성자
한영아
2022-08-06 00:00:00
Dear Keonmo

지금은 토요일 아침이야. 커피를 한 잔 내리면서 너한테 편지를 쓴다. 예전에는 토요일 아침에도 서둘러서 회사에 나가곤 했었는데 이런 시간을 가지는 것도 참 좋네. 회사를 나갈 때도 그다지 힘들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심지어 조용한 회사에서 한 주를 정리하는 느낌도 나쁘지 않았음. 여유가 있으니까 창의적인 생각도 좀 하게 되고) 또 이렇게 쉬다 보니 이 여유로운 느낌도 참 좋아. 아 예전에 내가 힘들게 살았던 거구나. ㅎㅎ 이런 생각도 들고. 그래서 사람이 게을러 지면 참 한없이 게을러 지나 보다.

네가 있을 때는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열심히 아침을 준비했었는데. 오늘은 그럴 생각도 별로 안 든다. 너와 소희는 없고. 어제 밤에 윤후는 친구 집에 가서 자겠다고 해서 없거든. 집에 세 식구가 달랑 있는데 아빠하고 병모는 늘 아침을 안 먹으니까. 그냥 엄마나 커피 한잔 마시고 운동을 하러 갈까 해. 운동을 시작한 지 이제 약 6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몸무게는 전혀 변화가 없는데 그래도 어깨가 좋아지고 또 약간 허리 같은 곳이 펴진 것 같기도 해. 앞으로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고 하지 않을까 생각 중. 나이가 들면 몸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아름다운 외모로 승부를 걸기는 어려우니 ㅎㅎㅎ.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청결’과 ‘건강한 활력’ 인 것 같아. 너는 한달 동안 전혀 움직이지 못해서 몸이 좀 갑갑하겠다. 학원 내에도 운동 시설이 있던데 주말에는 피곤해도 30분씩이라도 몸을 좀 움직여 보렴. 의외로 그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

이제 곧 집에 돌아올 날이 얼마 안 남았네. 네가 큰 결심을 하고 기숙학원에 들어간 일이 네가 어떤 의미 였는지 모르겠다. 고생하는 네가 참 마음에 걸려서 순간순간 생각을 많이 하곤 해. 하지만 네가 올해 대학에 합격 하던 혹은 내년에 재수를 하던 어떤 경우에도 이번 시간과 경험이 네게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고 오롯이 네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