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민석이에게

작성자
엄마가
2023-01-06 00:00:00
석아~ 엄마야~^^
오늘 학원에서 온 문자받고 바로 울 강아지한테 편지 남겨본다.
엄마는 오늘 촬영있어서 일하고 왔더니 이 시간이네.
어제 울 석이 학교 종업식이라는 핑계로 얼굴봐서 넘 좋으면서도 학원에 다시 들어가기 싫어하면서 흡사 군바리아저씨처럼 행동하는 모습을 보니 귀여워서 웃음이 나면서도 한편으론 맘 한구석이 짠하기도 했어.
낯선 환경에 이렇게 길게 떨어져 있어보는게 처음인데 얼마나 긴장되고 힘들까. 공부 스트레스도 만만찮을테고 말이야.
엄마가 윈터스쿨에 가라고 했을때 네가 죽어도 못간다고하면 어쩌나 걱정이 많았는데 선뜻 가겠다고 했을때
넘 안심되고 고마웠어. 물론 들어간지 4일만에 군바리짓을 하는 석이가 되고 말았지만 말야 ㅋㅋㅋ

그 안에서의 시간들이 결코 쉽지 않을거란거 알고 고생스러울 거란것도 충분히 짐작이 가.
그래도 열심히 해보자는 엄마뜻에 따라줘서 넘 고맙고..

생각해보니 엄마도 석이처럼 입시도 겪어보고 방송대본일도 하면서 비로소 느끼는 점은 진짜 죽어라 하기 싫은 일을 인내하고 노력하면서 마침내 해냈을때의 그 보람과 성취감은 정말 대단하다는거야.
반대로 꼭 해야하지만 하기싫은 일을 피하고 외면해버렸을때의 심정은 그 결과와는 큰상관없이 참담하고 견디기 힘들만큼 심한 자괴감이 밀려든다는 것.

그런말 있지?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고.
이 얘기를 들었을때 누군지 모르지만 참 꼰대같이
뱉어논 말이라고 생각 했었는데 진짜 깨달음끝에 나온 명언이라는걸 마흔이 훌쩍넘은 이 나이에야 뼈저리게 깨닫는다.
엄마는 이렇게 늦게 깨닫는중이지만
엄마한테 무엇보다 소중한 울 석이는 되도록 시행착오없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야.
그러니 지금은 힘들지만 우리 조금만 인내하고 견뎌보자.
어차피 주어진 시간이라면 지나고 나서 후회하지않도록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보는거야~ 어때?
오늘 첫편진데 넘 진지했네. ㅎ
담엔 우리석이 좋아하는 코믹하고 재밌는 편지 써보도록 노력해볼게~
밥잘먹고 아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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