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영이에게

작성자
김동석 (재영이 아빠)
2023-01-10 00:00:00
재영아 잘 지내고 있니?
기숙학원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나고 있구나. 연락이 안 되는 상태로 엄마 아빠를 떠나서 이렇게 오래 있는 것도 처음인 것 같구나. 낯선 환경에서 지내는 것이 어떤지 아프지는 않은지 밥은 잘 먹는지 궁금하구나.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는 네 성격 때문에 낯선 곳에 보내면서도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건강은 좀 걱정되는구나. 잘 먹고 운동도 적당하게 하고 있니? 아빠랑 내기한 거 때문에 밥을 거르나 그러지는 말아라.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자연스럽게 건강해질 거니까.
아빠의 경험을 얘기하자면 아빠도 대학진학을 위해서 공부하는 시기가 인생에 있어서 사실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거 같다. 지금 생각하면 좀 더 집중해서 공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학원에서 하라는 대로 잘 따랐으면 좋았을 텐데 아빠는 이곳저곳을 너무 많이 옮겨 다녔던 거 같다. 그래서 한 곳에서 계획된 대로 잘 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가 있지. 너도 결국에는 그런 후회스러운 시기가 오겠지만 덜 후회하거나 후회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지금 기숙학원의 생활이 중요할 거야. 아빠가 경험해보지 못한 곳이어서 그곳의 생활에 대해 아빠가 뭐라고 조언을 하기는 힘들지만 경험이 많으신 선생님을 믿고 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갇혀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꿈을 향해서 가는 배에 타 있다고 생각해. 그래도 가끔 정박해서 외출도 시켜주는 배니까 얼마나 좋냐.
외출 때까지 다른 생각 말고 집중해서 공부하고. 나와서 재밌는 얘기 많이 들려줘라. 건강해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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