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규야

요즘은 진짜같은 가짜 봄이다. 정말 따뜻한데 벚꽃이 피기전에 한번더 매서운 추위가 있겠지. 꽃을 피운후 그리고 그 꽃잎을 다 떨어뜨리는 비와 함께 또한번 춥겠지만 그강도는 전과 다르겠지.
항상 봄만 되면 반복되는 현상이지만 참 익숙해지지 않는것이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지. 길고 추운겨울을 보냈으면서 그 봄날의 잠깐을 못참고...
그냥 그렇다고. 따뜻한 요즘이지만 자꾸 이게 가짜라고 느껴지니까 긴장을 늦추기가 쉽지 않아. 그리고 이런 대한민국이 싫다. 평생 살아도 익숙해지지 않는.
갱년기 아줌마가 느끼는 봄의 한단편이다. 한가한 소리 같지? 전혀 한가하지 않음이 이 봄날과 같다.
너도 그렇겠지. 쉬는 시간 창문에 매달려 진짜같은 가짜봄을 부러워할거 같구나.
너의 진짜 봄은 이번엔 성공밖에 없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이고. 이번에 네가 성공해서 네가 진짜 봄을 보게 된다면 나에게도 마음 한켠의 진짜 봄이 올거 같구나.
네가 정말 힘들다는거 압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롯이 네가 해내야 하는 일이라 엄마가 해줄수 있는 것이 없음이 안타깝다. 믿고 기다리고 있을뿐.
여하튼 정중동 속에서 미친듯이 치열하게 수학 영어 국어랑 싸워라. 너는 그것들보다 강하다.

휴가때 9시 정각은 맞추기 힘드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시고요. 필요 물품이 담요 매트 빨래건조대이지?
비첸향은 아직은 아닐듯. 반입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겠고 그냥 와서 먹어. 마스크랑 컵은 많이 남아있니?
그리고 초코파이 반입금지였으면 다시 가져오고.
일단 부피가 큰것은 이번에 가져갈거고 네가 쓰던 매트 긴가방에 다시 잘 담아서 가져오고.
약 잘 챙겨먹고 선생님들이 시키는대로 하시구요.
필요한거 있으면 요청서 보내시구요.

이번엔 반드시 성공합니다

3월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