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우리 아들에게

작성자
아빠가
2024-03-10 00:00:00
사랑하는 우리 아들 선웅아

5시에 약속이 있는 데 나가기 전 좀 시간이 있어서 또 편지를 쓴다.
책읽기 글쓰기 그리고 말하기는 아빠에겐 신이 내려 주신 능력이기도 하고
기쁨인 것 같기도 하다.
매번 아빠는 글을 쓰고 서류를 작성하며 어디에서나 “Excellent Super Great” 라는
답변을 여러 번 받은 걸 보면 학교만 공대 나왔지 뿌리는 글쟁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선웅이가 기숙학원에 있는 걸 보니 아빠가 중학교 때 학교에서 여름방학을 보냈었던 기억이 난다.
아빠는 전주에서도 아주 외진 곳에 위치한 소위 똥통 깡패들도 있고 야간도 있던 그 이름도 촌스런
덕진중학교라는 사립 중으로 뺑뺑이 배정되었는 데 문제는 아무도 그게 어디인지를 몰랐다는 것.
실력이라곤 눈꼽만치도 없던 이상한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매일 대나무 죽순뿌리 말린 거로 학대(?)
하며 매일 아침 8시면 일일고사를 보고 9시부터는 매 타작 소리가 복도를 진동하는 소위 말죽거리
잔혹사의 바로 전주 버전인데 아빠는 입학때부터 “특수반”에 배정되어 3년을 보냈다.

밖에서 특수반이라 하면 “장애아들 반이니?” 아님 “꼴치들만 배우는 반이니?” 했지만 내심 교정에선
1-1 2-1 3-1반은 소위”전주고등학교 진학반”이라 하여 선생님이나 친구들로부터 대우가 남달랐다.
이게 매일매일 시험을 보아 매달 말이면 새로운 아이가 다른반에서 진입하고 못하는 꼴찌는 일반반
으로 쫓겨나는 사춘기 감수성이 예민한 소년들에겐 공포감이 매달 말 성적발표시에 최대화되기도
하였던 물론 학부모가 부자인 운수회사 차남 신모군과 막걸리회사 장남 박모군은 신기하게도
성적이 바닥인데도 불구하고 3년간 같은 반이었던 어린 소년들에게 돈이면 “특수반 의자도 산다”
라는 좋지 않은 어른들만의 세계도 가늘게 눈을 뜨고 들여다 볼 수 있었다.

그리하여 3학년에 올라갔는 데 여름방학에는 학교에서 썸머캠프를 연다고 선생님이 동의서를 받아
오라 하였다. 아마도 첫번째 이유는 정말 빡세게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