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잔지라

작성자
아빠가
2024-04-30 00:00:00
사랑하는 아들 선웅이에게

다시 돌아간 진성에서 잘 지내고 있겠지?

아빠는 그날 저녁엔 들어갔을 거라 생각했는 데 다음날 아침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못내 안타깝기
도 했고 또한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에 하루 종일 마음이 무겁기도 했다.
이젠 완전한 성인이 되었지? 남자 나이 20세면 약관이라 하여 이제 갓을 쓰고 사회에서 스스로 자기
밥벌이를 하여야 함은 동시에 그동안 키워주고 길러 준 이 사회를 위하여 내가 봉사하고 일할 기회를 찾는 나이가 되었다는 뜻이다.

예전에 네 나이보다 어린 나이에 대학에 입학하여 대학에 들어왔다고 매일 술이나 마시고 다니고
나름 대학생이라고 미팅하고 그리고 놀던 나에게 선배가 물었던 이야기가 있다.

“성률아 너는 무엇을 잘 하니? 운동? 노래? 춤? 그림? 그러면??? 아니면 아빠가 재벌야? 세상엔 야구
하나만 잘해도 먹고 살 수 있고 노래를 잘하거나 그림을 잘 그려도 먹고 살 수 있다. 그런데 잘 먹고
살고 그리고 가족까지 거느리려면 아주 잘하지 않으면 이것도 저것도 되지 못한다. 부모가 아무리
부자라 해도 1년에 5000만원을 주려 하면 20대에서 80대까지 최소한 30억은 주어야 하는 데 여기엔
늬가 결혼해서 아이가 생겼을 때의 비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공부야 말로 열심히만 하면 야구 축구
춤 노래 그림 그리고 특별히 재벌 부모를 만나지 않아도 내 스스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아무리 아빠가 네게 이야기해도 현실감이 오지 않겠지만 아빠가 네게 용돈을 줄 수 있는 기간도
이젠 대학 4년 군대 2년이 모두 전부이고 그 이후엔 네가 스스로 직업을 가지거나 네 창조적인 머리
로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팔지 않는 한 세상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였
으면 좋겠다. 마찬가지로 이젠 네 인생은 부모의 도움없이 네가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하는 데 학원
으로 돌아가기 싫어하는 네 모습을 보며 ‘무슨 생각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