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잘 지내???
편지 잘 받았어. 할머니한테도 보여 드렸지.ㅎㅎㅎ

아빠 아침에 KTX 타고 왔어.
어제는 막내 고모네랑 할아버지 산소도 갔다 오고.
목요일부터 어제까지 계속 자갈치 사장에서 놀았어.

집에 와서 엄마한테 얘기 들었어.
식당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며 ㅠㅠ
네가 벌레에 얼마나 트라우마가 있는데 그것도 식당에서 벌레가 나오다니.
학원에 경고를 좀 해야겠네. ㅋ

그래도 말이야 찬아~~~
벌레는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네가 어디를 가더라도 벌레 없는 곳은 없지.
특히 군대가서 영외 활동이라도 하게 되면 벌레랑은 같이 사는게 그냥 일상일거야.
물론 우리 나라가 위생이 많이 좋아져서 군대에서도 내무반 같은 곳은 방역을 철저하게 해 주겠지만....
그래도 야외 훈련 등을 하면 산에 있는 벌레를 다 때려 잡을 수는 없자나?? ㅠㅠ

찬이가 어릴 때부터 벌레에 심하게 트라우마가 있다는 건 아빠도 잘 알지.
하지만 어쨋든 벌레가 너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너무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과민반응 할 수록 너만 기분 잡치고 손해가 되는 걸
엿튼 단체 생활을 하는 학원에서 그것도 식당에서 벌레가 나온 건 무조건 학원 측이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할 일이지만.
찬이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밥 못 먹고 그러지는 마~~
괜히 그것 때문에 너의 루틴이 깨지면 그 동안 쌓아 올린 네 생활 패턴이 너무 아깝자나??

엄마 통해서 학원에다 정식으로 항의하고 주의를 당부할 테니
찬이가 마음 더 크게 먹고 벌레를 우습게(?) 생각하는 버릇을 가져봐.
아빠가 벌레 박사자나?? ㅋㅋㅋㅋ

좀 전에 점심 겸 주전부리 좀 먹고 소화가 안되서 너 학원 앞에까지 산책갔다 왔어.
비가 부슬부슬 오는데 6층하고 7층은 불이 발게 켜져 있더라.
나머지 층은 불이 꺼져 있는 것 같고.
아직 저녁 식사 시간은 안된 거지??

밥 잘 챙겨 벅고 잠 잘 자고
똥도 잘 싸고.
아빠는 다음 주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