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클론 레말

작성자
아빠가
2024-05-28 00:00:00
사랑하는 아들 선웅이에게

잘 들어가고 잘 지내고 있니?
어제 그제는 여기에 사이클론 레말이 올라 오면서 정말 정신없이 바빴다. 바다에서 발생하여 육지로 올라오는 거대한 바람을 우리는 태풍 벵골만에서는 사이클론 멕시코만에서는 허리케인이라 하는 데 풍속 100 KM가 넘는 바람이 폭우를 동반하여 내리는 비의 터널을 비옷 하나 입고 이리저리 뛰다가 어제 자정이 되어서 귀가 하였는 데 거울에 비친 아빠의 모습이 정말 물에 빠진 생쥐가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좋았다. 아직 아빠에겐 아빠를 절실하게 필요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리고 다시 젊은 그 시절로 돌아가 눈비 가리지 않고 몸으로 부딪치며 일 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을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돈이란 좋은 것이지? 아빠가 선웅이를 아직도 기숙학원 대학을 아무런 부담없이 은행에서 빌리지 않고 보낼 수 있는 이런 기회가 온 것이 얼마마
집에 와서 편히 쉬고 병원 다녀오고 그리고 맛있는 것 먹고 갔는 지…
생각해 보니 아빠가 선웅이를 본 지가 벌써 반년이 지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회사 출장 보고서를 찾아보니 아빠가 서울을 작년에 떠난 게 11월 4일인가 더라. 아… 그때가 선웅이랑 같이 청주가서 하루 휴양림에서 자고 올 때 그때였구나… 미국이나 그보다 더 먼 콜롬비아에 가 근무할 때도 두달에 한번은 가족들 보러 왔었는 데 그리 멀지 않은 이곳에서 반년 동안을 보지 못했다는 게 세월의 무상함과 정말 시간은 화살보다 빠르게 지나간다는 미국 어느 시인의 시가 생각난다.
공부는 잘 하고 있겠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간이니 잘할 수 있는 과목은 더 많은 점수를 받도록 하고 못하는 과목은 나름 주의를 기울여 더 못하지 않게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 선웅이의 취향을 보면 일단 국어영어인문사회에 해당하는 과목은 시간을 투입하면 할수록 반드시 성적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학은 기초가 중요한 데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입하기 보다는 할 수 있는 정도까지 순차적으로 공부를 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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