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엄청 사랑하는 진우에게
지금 시간은 밤 9시 46분이야. 이 시간이면 넌 뭘하고 있을까? 단어 시험 결과가 올라오는걸 보면 무지 열심히 공부하고 있나보다. 아이구 귀엽고 이쁜 우리 진우
우린 말야 ㅎㅎ 익히 짐작 가능하겠지만~
아빠는 선풍기를 켜고 TV를 보고 계시고 봄이는 노트북 옆에 마우스처럼 붙어서 자꾸 머리를 만지라고 하고 있다.

아빠는 내일부터 남양주로 발령이 나셔서 금곡으로 출근하셔. 나는 3일간 무주에 워크샵이 있어 떠나고.
근데 봄이가 오늘부터는 본격적으로 아빠를 공격해서 (날아서 아빠 손등을 깨물면서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신기한 기술을 보였지 뭐냐 그래서 아빠 손등에 봄이 조둥이 자국이 낫어 나참)
아빠는 가만히 있는데 아빠 어깨에 올라와서 아빠는 귀여워했는데 엄청 아빠를 공격해서 마치 새가 인간을 공격하는 영화를 보는 줄 얼었어. 으이구 니가 오면 봄이 버릇 좀 고쳐줘.

너랑 이렇게 오래 떨어져 있고 전화도 못한건 첨이라 몹시 이상해.
용가리를 봐도 너가 생각나고 맘스터치를 봐도 BHC 신선설농탕~~ 이것저것 보면 니가 생각나더라. 근데 전부 먹을거네. ㅋㅋ
거기서 먹고 싶은게 많을텐데 오면 맛있는거 사줄께. 진우야.

하루하루 많이 힘들지? 하지만 지금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같이 생기지 않았을까? 삼촌도 2년간 시험 공부하면서 공부가 적성인걸 알았다지뭐니 그래서 지금은 또 다른 시험 공부 중이야. ㅎㅎ

아~ 봄이가 너무나 들러붙어서 편지 쓰는걸 방해한다. 발가락도 깨물고 ㅠㅠ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내가 데리러 갈 수 있어 진우야. 월요일에 연차 내고 같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네가 답장 주면 아빠랑 얘기해 볼께.
우리우리 진우 사랑하는 진우.

진우야 네가 머무는 곳에서 주인이 되길 빈다.
누가 겉옷을 달라고 하면 속옷까지 주라는 말은 누가 달라고 해서 싫은데 어쩔 수 없이 주는게 아닌 다른 것도 기꺼이 내어 주는 주인의 마음이 되라는 뜻이래.
뺏기는게 아니라 주는 거면 내가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