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많았어

작성자
엄마
2024-11-13 00:00:00
보고싶은 민환아~♡

컨디션은 어떠니?
아픈 데 없이 씩씩하게 잘 지내고 있지? (믿는다)
계획한 대로 마무리하는데 온 신경이 가서 하루하루 바쁘고 정신없었겠지 싶다.

할머닌 치과 가서 임플란트 마무리하셔야 해서 일산으로 돌아가셨어.
가지나물 호박나물 멸치볶음 감자채볶음 반찬 해서 손에 들려드리고 냉동실에 뒀던 각종 간편식품(설렁탕 불고기 피자 순두부 훈제닭고기 등)까지 해서 있는 거 없는 거 박박 긁어서 바리바리 챙겨서 보내드렸어. 새로 사서 잘 익힌 배추김치도 맛있는 포기만 골라서 한통 담아드렸고. 겨우내 입으시도록 캐시미어 패딩도 한 벌 새것으로 장만해드렸지. 예전에 입으시던 할머니 옷이 다 커서 남의 옷 얻어입는 느낌인데다 다 어두운 색이라 몸집이 쪼그라들어보여서 영 마음이 좋지 않더라고. 눈이 어찌나 밝으신지(?) 엄마가 입는 속옷 세트도 눈에 들어하셔서 똑같은 것으로 5종 세트로 구입해드렸어. 허리 아프시다해서 지지해주는 기구도 구입해드렸어. 어찌나 까다로우신지 엄청 고심해서 사지 않으면 성에 차지 않으시니 쉽지는 않더라. 엄마가 이전보다 살이 많이 쪄서 입지 못하는 밝은 색 고급진 옷들도 4벌 싸드리고. (가디건 2 코트 1 스트라이프 패턴의 털 스웨터 1) 이것저것 챙겨가신 것이 거진 간이 이삿집 수준이 아니었나 싶네. 하하하. 삼촌집#4514발 디딜 틈이 점점 없어지는 거 아닐까.

우리 아들이 최선을 다하는 동안 엄마도 무엇이든 지극정성으로 하게 되더라. 말 한마디라도 곱게 하고 사람들에게 마음 넓게 쓰고 효성스럽게 살고.
이런 것들이 모여모여 우리 아들에게 좋은 기운으로 다 옮겨가기를 염원하는 심정이라서. 몸이 고생스러운지도 모를 만큼 나도 모르게 집중했어.

기특하고 자랑스러운 민환아
그동안 정말 고생많았어.
수많은 시련과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지루하고 힘든 시간을 견뎌낸 너에게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결과는 과정의 연속이니
끝까지 포기함 없이 집중해 온 너는 반드시 보답받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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