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절정

작성자
엄마
2025-08-27 15:55:22
절정 -이육사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마침내 북방으로 휩쓸려 오다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서다

어디다 무릎을 꿇어야 하나?
한발 재겨 디딜 곳조차 없다

이러매 눈감아 생각해 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 보다.

진성에서의 시간들은 강철로 된 무지개로 펼쳐지길 바라며 오늘은 이육사 시인의 절정으로 시작해 봤지. 어제 저항시에 대해 아빠와 꽤 설전을 벌였어. 아빠는 저항의 의미를 왜 시에 담냐는 거야. 시는 언어적 심미를 추구 한다는 거 까진 이해를 하겠는 데 왜 저항의 메세지를 시로 쓰냐고. 이 부분에 대해 서로 설전을 벌이다 쏭달이 나와서 "아 왜 안자아아~~시끄럽게" ㅋㅋㅋ 둘 다 빨리 자래. 엊그제 아빠가 쏭달 콘서트 댕겨 온거 썰 푸는데 거기에 대해 계속 부정적으로 말했거든. 결국 쏭달 울었지 뭐.. 덕질에 명확한 이유와 논리가 있나..
그냥 좋고 하게 되게는 게 덕질이지 뭐. 쏭달이 아빤 챗지피티랑만 대화 하라고.
아빠는 너랑 대화 하는 게 어느 순간 재밌어 지셨데. 사고의 깊이가 있다고.
오~ 안성원 AI한테 극찬을 받았어! 아빠는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없는 사람이라 논리는 알면서도 동의는 못하는 거지. 반면에 너의 철학적 사고가 맘에 드나 봄. 고딩때 철인 동아리 한게 도움이 되는 거야? 아니다.. 윤리 공부를 심도 있게 해서 그런 거 같다. 앞으로 우리집 에서 아빠와의 대화는 전적으로 아들 몫인 거 같다. 부탁하네.. 아들.
이제 넌 세상에 나가 누구와 대화해도 밀리지 않아!! 아빠와 대화를 성공 했다는 건 뭐 마스터 레벨 인거 지. 무식하지 않은 아들이 참 자랑 스럽네.
요즘 코로나가 돌고 있다고 했잖아. 쏭달이 콘서트 다녀온 뒤로 시들시들 아파서 걱정이야.
역병이 돈다면 아들 휴가전에 빨~~리 돌아야 하는 데.. 학원에서도 컨디션 관리 열심히 하고...홍삼 잘 챙겨 먹고, 글루콤 필요하면 얘기하공.
그럼 오늘 하루도 애많이 썼어.
푸욱 잘 수 있는 흐뭇한 오늘이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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