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소년에게

작성자
엄마
2025-08-28 21:12:50
소년에게 -이육사

차디찬 아침 이슬
진준가 빛나는 못가
연꽃 하나 다복히 피고

소년아 네가 났다니
맑은 넋에 깃들려
박꽃처럼 자랐어라

큰강 목놓아 흘러
여울은 흰 돌쪽마다
소리 석양을 새기고

너는 준마 달리며
죽도 저 곧은 기운을

목숨같이 사랑했거늘

거리를 쫓아 다녀도

분수 있는 풍경 속에

동상답게 서 봐도 좋다

서풍 뺨을 스치고
하늘 한가 구름 뜨는 곳

희고 푸른 즈음을 노래하며

노래 가락은 흔들리고
별들 춥다 얼어붙고
너조차 미친들 어떠랴

박꽃 처럼 뽀얗게 자란 아들, 오늘 하루는 어땠어? 수능 접수한 기분이 좀 다른가?
여름이 영 안 물러 날 거 같은 기세로 뜨겁게 볕을 쏟아 내다가, 빗줄기도 퍼붓다 하는 데도
가을은 오고 있다고 신호를 끊임 없이 보낸다. 아침에 살살 불어 시원한 한줄기 바람과 매미처럼 요란스럽지 않은 귀뚜라미 노래까지. 거기에 하늘하늘 붉은 단풍까지 하나 씩 날아 오곤 해. 이렇게 살살 여름을 밀어 내고 있나 보다. 별들이 춥다 얼어 붙는 상황에 너도 미칠거 같은 열정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떤 지. 그렇게 이육사 시인이 응원하는거 같에.
아들 핸드폰 고지서가 나왔는데 우리 아들 지난달에 데이터 요금을 26000원이나 썼구나.
괜찮아~괜찮아~ 그 데이터가 너에게 어떤 식으로 든 유용했다면 데이터 요금 그게 대수이겠니. 그치? 쏭달은 오늘 수액 맛집에 가서 이것저것 섞은 폭탄 수액 맞고 왔더니 말짱 해져서 돌아 다녀. 역시.. 수액 맛집. 쏭달 수액 맞히고 들어 오는 중에 아기 방과후 쌤 한테 연락이 왔는 데 아기가 안갔다는 거야. 아기 전화도 안받고.. 어제부터 아기가 스스로 컨셉중이라.. 어제 이빨을 혼자 뚝!하고 뺐어. 그리고 누룽지가 네 침대에서 자고 있으니 오늘부터 혼자 잔다며 누룽지 옆에서 자고... 막상 누룽지는 아기 자니까 기지개 켜며 나오더라. "아으 이제 자네. 깜박 잠들뻔. 엄마 맥주 꺼내!" 그런 거 처럼 말야.
그래서 오늘도 스스로 컨셉에 잡혀 어딜 나간건가 식겁해서 아기 찾으러 다니느라 스트레스로 급노화가... ㅠㅠ 교실에 있었대. 친구들이랑 뭐 하느라 못 갔다고.. 아오 증말..
작년에 보던 강은양 문학교재 리비에스 그거 펴보는데 꽤 뒤에 까지 흔적이 있더라고. 좀 본건가? 재밌어서 뒤적뒤적 보다보니 필기 흔적이 많더라. 올해 문학 교재랑 어떻게 바뀐 건지 궁금해 지더라고. 나중에 수능 끝나면 그 책은 엄마 주라.
원서 접수하고 오느라 고생했고 그 밖에도 많이 애쓴 오늘도 잘 마무리 하길,
숙면 취하 길 바라며 안녀엉~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