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 무거운 날

작성자
엄마
2025-09-08 17:49:01
모든 게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야.
세상의 모든 것들이 말야...공기마저도 무거워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거 같에
아침 부터 터지기 시작한 눈물은 시도 때도 없이
자꾸 비집고 나와 기어이 울음으로 소리를 내게 만들었어.
엄마는 울고 싶지 않았는데.. 자꾸 이유를 묻는 아빠한테 대답 할 수 없었어.
학교에 가기 싫다 아침부터 우는 아기 때문이었을까...
이번주 부터는 공부 시작하겠다고 열심히 놀고 와서 늦잠 자던 송연이 때문이었을까...
늦은 밤 목감천에 앉아있던 아들 때문이었을까..
뭐하나 뾰죡한 이유는 아니었던거 같에.
아빠는 결국 언성이 좀 높아진체 출근 하시고 엄마는 이런 저런 일을 하며 흐트러진 마음을
한데 모으고 있었어. 집안일 하다 오늘 부터 원서 접수 시작일이라 진학사에 다시 가입하고
공통원서도 작성하고 마지막 논술 리스트 정리해서 적어 놓고 원서 접수 시작했지.
논술은 합격의 기대보다는 수시원서 아까우니 넣는 걸로 여기자.
연대 논술 수업도 너무 부담 갖지는 마.
국어에도 도움이 될 거 같아 개인 선생님 구한거지.. 이 수업으로 우리가 합격할 거야!!
그런건 아녔어. 음... 아아주 쪼금 맘 속 깊은 곳에서 .. 이러다 한번에 붙으면 자랑을 어떤식으로 해야 폼이 날까? 파티는 어디에서 시작하지? 뭐 이런 상상 정도?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원서 접수가 시작되서 오늘은 열린 학교가 몇개 없더라.
고대 원서 작성해 놨는 데 원서 작성중에 기숙사 신청이 있는 거야.
학교직영으로 할건지 민영으로 할건지.. 고심해서 민영으로 신청했어. 2인1실이고 화장실도 방마다 있다 그래서. 기숙사 비용이 좀 비싸도 민영이 낫지 싶어
기숙사 신청하는데 또 기분이 좀 좋아졌어.
오늘 아침엔 핸드폰이 한번 울리다 끊어 지던데... 뭔일일까?
잘못 만진거겠지?.. 답도 안하고..
그곳에서 생활이 60여일 남았잖아. 시간을 어떻게 보내던 시간은 계속 흐르고
넌 60일 후에 세상으로 나오겠지. . 그곳에서의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온전하게 네 몫인데... 엄마가 너무 마음 졸이며 기다리나 보다. 아빤 엄마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에 욕심을 내서 그렇다고 하더라. 그치.. 엄마 힘으로 너의 힘듦을 덜어 줄 수도 없고.. 대신 해줄 수 있는 것도 없는 데 자꾸 이렇게 전전긍긍하며 보내고 있네.
엄마 부터 강해져야겠어...
눈도 빡빡하고 두통도 있어서 엄마 오늘은 여기까지 쓸게.
그럼 오늘 하루 마무리도 잘하고.. 수고 했어.
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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